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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시험을 보고나서 10월 20일 일요일 어제 한국어 시험을 보고 왔다. 8월에 보고 아쉬워서 재도전 했는데 결과는 흠.. 글쎄 확실히 처음 공부했을 때에 비해 정리는 되있는데 새로운 문제가 나오면 역시 못푸는건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에 공부하면서 내가 '듣기'분야가 꽤 약하다는 것도 알았다. 평소에 너무 멍하게 살아서 그런가... 듣기할 떄 특히 말하기, 듣기 둘다 나오는 부분에서는 어디에 초점을 두고 풀어야 되는지 감이 잘 안잡혔다. 읽기문제 또한 헷갈린는 부분이 많았다.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아쉽다아쉬워.. 결과가 어떻든 간에 웬만하면 이번으로 끝내고 싶었는뎅 결과를 기다려봐야지
대나무 잎에 쌓인 눈처럼 오이겐 해리겔, 날이 갈수록 나는 점점 더 수월하게 활쏘기의 ‘위대한 가르침’을 드러내는 의식 속으로 빨려 들어가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의식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한다면 마치 꿈을 꾸듯 의식에 인도됨을 느꼈다. 거기까지 선생님의 예언은 입증이 된 셈이다. 그러나 활시위를 놓는 순간, 정신이 흐트러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최대로 활을 당긴 상태에서 기다리며 머물러 있는 일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이내 팔의 힘이 빠지고 또 매우 고통스러워서 나는 자꾸만 자기 몰입의 상태에서 벗어났고, 자연히 활을 발사하는 일에만 온 신경이 쏠렸다. “발사에 대해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생님은 나에게 충고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당..
택시를 타다가 지난 주말에는 고향에 다녀왔다. 곧 이사예정이라 이삿짐 정리도 할겸해서 다녀왔다. 저녁 7시쯤 유스퀘어 광천터미널에 도착하고나서 택시를 기다렸다. 그 시간대엔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꽤 많았다. 원래의 나라면 줄을 기다리지 않았겠지만, 그날은 캐리어 한개가 꽉차있어서 도저히 그거를 들고 이동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래서 길고길었던 택시줄에 나도 걸쳤다. 그리 오래걸리진 않았지만, 밀린 정체길을 거쳐 광주에 도착한 나로써는 이 시간 또한 매우 피로하게 느껴졌다. 겨우내 기달려 택시를 탔다.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고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택시기사님은 유난히 말이 없는 편이었다. 택시를 많이 타진 않지만, 지난 번에 광주에 왔을 때 탔던 택시에서 기사님이 말씀이 너무 많으셨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
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
결혼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 그러자 알미트라는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스승이여, 결혼이란 무엇입니까? 그는 대답했다.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며, 또 영원히 함께 있으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사라지게 할 때까지 함께 있으리라. 아, 그대들은 함께 있으리라, 신의 말 없는 기억 속에서까지도. 허나 그대들은 공존에는 거리를 두라, 천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도록.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어느 한 편의 잔만을 마시지는 말라. 서로 저희의 빵을 주되, 어느 한편의 빵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 비록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저마다 외로운 기타 ..
아버지께 아버지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이제 벌써 10월이네요. 조금씩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감기는 안 걸리셨는지요? 아침마다 따갑던 햇살이 이제는 누그러들었는지 출근길에도 외투를 입지 않으면 추운 그런 날씨의 연속이네요.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그곳의 주말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생활하실지 궁금합니다. 어찌됐든 그곳에서도 항상 건강챙기시고, 결국 남는 건 건강이니까 이 기회에 조금이나마 운동하면서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 갑자기 바빠졌어요. 뉴스에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터졌거든요. 아직 우리 지역에는 안 터져서 엄청 바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에 여유가 부족하네요. 어제까지 출근했다가 오늘은 좀 쉬고 있어요. 내일도 일요일인데 ..
내 마음속 풍경 복거일, 나이가 들어가면, 사람이 바뀐다. 몸이야 눈에 뜨이게 바뀌지만, 마음도 많이 달라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몸은 점점 쇠퇴하지만, 마음은 어떤 면들에선 나아진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패기가 있고 늙은이들은 지혜가 있다는 얘기는 어느 사회에서나 나오는데, 일리가 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나 상상력은 어쩔 수 없이 줄어들지만, 지혜라 불리는 판단력은 잘 익어가는 과일처럼 상당히 오래 지속된다. 나도 지금은 젊었을 때와 내면 풍경이 크게 다르다. 젊었을 때의 마음속 풍경은 강렬한 원색들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빛깔이 훨씬 흐릿하다. 높았던 야심의 산줄기가 낮은 언덕으로 풍화되었고, 기억의 골목마다 깨어진 꿈들의 조각들이 발길에 채인다. 아쉽게도, 득의의 기억들은 세월에 쉽게 바래지는데, 그 많은 부..
모든 날은 태어나기에 좋다면, 모든 날은 죽기에도 좋다. 카마스, 몸과 마음이 제대로 움직이고 정신이 멀쩡하며 모든 감각이 살아 있을 때 죽음을 맞는 인간은 행복하다. 그러나 누가 그렇게 한창 건강할 때 죽기를 바라겠는가?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고, 위대한 미술품과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할 능력이 있을 때 누가 죽기를 바라겠는가. 사람들은 자신이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자식들이 결혼을 하고 나면 손자를 기다리고, 그다음에는 증손자 보기를 기대한다. 위대한 발견을 이루면 또 다른 발견을 바라고 또 다른 산, 또 다른 바다를 오르고 건너고 싶어 한다. 우리는 최후의 순간까지 죽음을 무시하고 희망을 붙안고 불평하면서 살아간다. 그 순간까지 우리의 삶은 두려움의 연속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