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한 주를 보내고 맞는 토요일,
평일과 다른 것 중에서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건 자유롭게 잘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약속도 없고, 해야 할 것도 없는 편안한 이 상황
나는 사실 주말마다 약속을 잡는다.
토요일엔 스터디, 미술학원, 친구랑 약속이나 헬스
일요일엔 격주로 다가오는 독서토론, 그리고 헬스
그리고 그러다보면 격주마다, 요즘엔 더 자주 일요일에 아무 일정도 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가 너무나 불안해서 무조건 밖으로 나가 떠돌았는데, 요즘엔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아니면 평일에 고된 업무 때문인지 일요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어제 일요일,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
알람 소리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하루
일어나자마자 시간을 보고 급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마음껏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하루
여유롭게 오전에 컴퓨터를 킬 수 있는 하루
드라마 한 편 보고, 다시 침대에 돌아 누울 수 있는 하루
그런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일요일 오후 7시쯤 되면, 괜스레 맘이 불편해진다.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면에서 스멀스멀 불안감이 올라온다.
평일에 하지 못했던 나만의 약속, 밀려있는 집안 일 등이 그제야 뇌리에 박혀서 나를 괴롭힌다.
그리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보니, 그제야 무언가 하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몸이 그새 파업을 했는지....
그러면 불편한 마음과 편안한 신체가 괴리되어 편안하면서도 불편한 하루가 시작된다.
주말은 어떤 하루 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고 그게 심적으로 불편하지 않는 하루가 되려면
난 무엇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