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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 없는 이야기

아버지께

아버지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이제 벌써 10월이네요. 조금씩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감기는 안 걸리셨는지요?

아침마다 따갑던 햇살이 이제는 누그러들었는지 출근길에도 외투를 입지 않으면 추운 그런 날씨의 연속이네요.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그곳의 주말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생활하실지 궁금합니다. 어찌됐든 그곳에서도 항상 건강챙기시고, 결국 남는 건 건강이니까 이 기회에 조금이나마 운동하면서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 갑자기 바빠졌어요. 뉴스에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터졌거든요. 아직 우리 지역에는 안 터져서 엄청 바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에 여유가 부족하네요. 어제까지 출근했다가 오늘은 좀 쉬고 있어요. 내일도 일요일인데 출근을 해야되네요. 이 사태가 꽤 오래 갈거라 보는데 제가 전역하기 전에 종식될 지도 모르겠네요. 조용히 끝내고 싶었는데 말년에 이런 질병이라니 조금 고통스럽긴 하지만 이 고통 또한 결국 제 자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지금 도축장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근데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발하면 농림부에선 전국일시이동중지 라는 것을 내려요. 돼지와 관련된 차량이 전부 멈추는 건데요. 그러면 그날은 작업을 하지 못하니까 밀린 물량을 해결하려면 주말 출근을 해야 된답니다.

아 얼마 전에는 갑자기 승재가 전화를 했어요. 돼지열병 때문에 이것저것 궁금해 하던데 돼지고기를 이제 못 먹냐면서 걱정하더라구요. 돼지고기 없으면 못 산다면서 뉴스보고 연락을 했다하더라구요. 그렇게 요즘 이거 때문에 난리에요.

아버지 조만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땐 몸도 마음도 여유있는 상태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자주 편지 쓰도록 할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항상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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