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라마 모니터링 스터디와 글쓰기 수업 강의를 듣고 있다.
모니터링 스터디는 한 주에 드라마 2개를 보고 이야기를 한다.
5주에 한번씩 발제 차례가 돌아오는데 발제자는 모니터링 목록에 맞춰서 경쟁력, 로그라인, 기획의도, 세부사항 등등을 준비해 가야한다.
그다지 어려운건 아니지만 드라마를 다 보는 것 자체가 큰 일이다.
물론 다 보지 않아도 모니터링 목록을 작성할 수 있지만, 발제자의 책임? 때문인지 내가 발제를 맡으면 웬만하면 다 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 본적은 거의 없다.
이번주는 내가 발제를 하는 주다. 드라마는 녹두꽃과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두 작품
녹두꽃은 24편, 역적은 30편이라 총 54편.
1주일에 다 봐야되니까, 단순히 계산해봐도 하루에 8편을 봐야하는데...
역시 불가능...
녹두꽃은 15편정도보다가 블로그 리뷰글로 대충 내용을 파악했고
역적은 급한 마음에 계속 넘겨보는 식으로 4화까지 훑었다.
이러다 보니 발제문을 작성할 때부터 자신감이 떨어져서, 대략 다 작성한 이 와중에도 가슴 한 편이 불편하다.
뭔가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것에서 오는 이 '불안감' '불편함'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평범하게 겪을 것 같은 감정이지만
나는 유난히 더 심한 느낌이다.
이 뿐만 아니라 지금 듣고 글쓰기 강의는 매주 한 편의 글을 작성해서 수요일 자정까지 강사님에게 보내야 한다.
지난주는 강사님 사정상 수업이 없어서 한 주간 글을 쓰지 않았는데
한 주 쉬다가 다시 쓰려니 고생이다.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고민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자꾸 쌓인다.
어제부터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계속 고민했고, 지금 아주 약간 썼는데 역시 그 후론 어떻게 써야할 지 감이 안와서 너무 무 걱정되고 마음이 불편하다.
이 두 개가 겹쳤으니 내 멘탈이 남아날리가 있을까?
방금까지는 별것도 아닌 일에 왜 이렇게 '걱정'하는지 의아했는데
방금 '어쩐지 도망치고, 싶더라니'라는 정신과의사가 쓴 글을 보니까 조금 괜찮아졌다.
감정이 어떤지 들여다보는게 도움이 된다면서 감정일기를 써보라고 책에 나와있었다.
보자마자 이렇게 글을 쓴다.
내가 느꼈던 감정 이 '불안감'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불편함
해야될 일 앞에서 생기는 '걱정'
이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들인 것 같다.
책에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그리고 최선을 다해도 성과가 나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때문에
잘 진행되가는 글쓰기 과정을 자꾸 멈추는 환자의 내용이 나온다.
이를 보고 나도 비슷한 감정이 들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나를 합리화 하는것.
그리고 이러다 보니 최선을 다할때 실제 내 '실력'을 마주하게 되고
그 실력이 부족한 것을 깨달을 때 느끼는 좌절감.
그리고 과거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반복된다.
어디서부터 손봐야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해야될일 앞에서 '스트레스' 안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열심히 하되, 혹여 그렇지 못했을 때, 후회하기 보다
받아들이자.
부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하자.
그래서 지금 나는 내일 해야 할 '모니터링' 걱정을 그만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내일 저녁까지 써야 할 작문과제는 아 이건.. 언제하냐 슈밤
'쓸데 없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마움의 본질 (0) | 2020.08.31 |
---|---|
꿈은 없어요. 그냥했어요 (0) | 2020.08.31 |
불편한 일요일 (0) | 2020.05.19 |
경향 0518 (0) | 2020.05.19 |
슬기로운 백수생활 0427 (0) | 2020.04.27 |